거리마다 넘쳐나는 사람들, 걷기도 힘들 정도

 

얼른 남문시장에 좀 나와 보세요. 난리도 아녜요

5일 오후. 남문시장 관계자가 황급한 목소리로 연락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글을 쓰고 있다가 서둘러 수원남문시장으로 나가보았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수원 22개 전통시장 홍보 담당자로 기사를 쓰면서 이런 일이 처음이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남문시장을 돌아보면서 6년이란 세월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든 것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방송에 나간 집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 몇 집이 지난 주 방송에 나갔다는데 아침부터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이 모여서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방송의 힘이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

꼭 방송의 힘이라고 하기엔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동안 수원남문시장이 방송에 나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것일까? 시장 안을 들여다보니 시장 안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도 한몫 도와

 

가끔 이용하는 집들을 돌아보았다. 옷가지를 파는 집은 평소에 한 두 사람이 매장 안에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들고나는 사람들로 인해 매장을 지키는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렇게 바쁜 모습을 보면서 말을 시킨다는 것이 실례가 될 듯하다. 그저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사람이 몰리면 장사는 되기 때문이다.

 

오셨어요? 필요한 것 있으세요?”

밖에서 기웃거리고 모습을 보고 점주가 말은 건넨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라는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넘겨본다. “그러게요. 오늘만 같으면 장사할 만 하죠. 아마 예전 한창 사람들이 몰렸을 때 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과거 수원남문시장에 사람들이 몰릴 때가 이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성시를 이루던 남문시장을 수원전통시장 홍보를 맡은 지 6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문시장을 이용했는지 가늠이 간다. 그렇게 성시를 이뤘던 남문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옷가지를 파는 집에 사람들이 몰렸는데 이제는 먹을 것을 파는 집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입는 것보다는 먹을 것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입을 것들의 제품이 좋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 년 365일 오늘만 같았으면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서 이제 겨울옷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오늘만 같으면 장사할 만 하죠. 일 년 365일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말을 하면서도 연신 몰려드는 사람들을 맞이하느라 바쁘다. 더 이상 말을 시키면 안 될 것 같다.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들 때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 골목을 벗어나 여기저기 한 바퀴 돌아본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과 부딪쳐 돌아보기가 버겁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것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 년 365일 오늘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세경을 받고 남의 집일을 보아주던 머슴들이 8월 한가위에 하는 말이다, 배를 굶주리고 있던 머슴들이 먹을 것이 풍족한 8월 한가위 때 배를 두드리며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 오늘만이 수원남문시장에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말로만 듣던 오늘만 같았으면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도 좋지만 더 기분이 좋은 것은 그 많은 사람들 틈에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띤다는 점이다. 더구나 사드문제로 인해 전통시장에 발길이 뜸했던 중국 유커들이 다시 시장을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오늘 중국사람들이 유난히 많다라는 한 점주의 말대로 중국 음식을 파는 집 앞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남문시장 푸드트레일러가 문을 열기도 전인 오후 2시에 이 정도 인파라면 오늘 저녁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 년 365일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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