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힐링 텃밭에 작물이 잘 자라는 까닭은?

 

식물이라고 해서 함부로 놓아두면 되나요? 식물도 생명이 있는 것인데. 사람과 다를 바 없어요. 잘 가꾸고 필요한 것을 제때 공급해야 결실을 맺죠. 요즘처럼 이렇게 가물 때 놓아두면 다 타서 수확할 것이 없어요

 

3. 지동 창룡문로에 소재한 문화재지역 건물 철거지에 마련한 힐링 텃밭에 물을 주고 있던 한 주민의 말이다. 111년 만에 닥친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전국에서 35명이 생명을 잃었으며 온열환자는 2799명이나 발생했다. 이렇게 2일 하루 만에 발생 환자수가 250명이나 늘어난 것은 계속되는 폭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의 진단을 받아 사망한 환자가 35명이나 될 정도로 올해 여름날씨는 최악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아프리카보다 더 더운 나라가 되었다고 할 정도이다. 이런 폭염특보가 벌써 며칠 째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전국적으로 농작물이 다 타들어가고, 심지어는 가축들까지 폭염으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바로 옆에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던 코스모스와 메밀꽃 등은 다말라가고 있는데 힐링 텃밭에 심어놓은 농작물은 열매를 실하게 달고 있다. 어떻게 이곳만 이렇게 열매를 달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한 공무원의 관심 때문이다. 사소한 준비 하나가 이 무더운 폭염 중에도 농작물이 잘 자라에 만든 것이다.

 

 

텃밭사람들, 농작물 관심 갖고 살펴

 

수원시 팔달구 지동 힐링 텃밭은 지난 4월 말,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앞 문화재보호구역에 거주하던 이들이 보상을 받고 이주하고 난 뒤, 그곳에 야생화단지와 텃밭을 조성한 것이다. 텃밭교육은 초록지기들이 맡아서 운영했으며, 40여 명의 신청자들이 참석하여 텃밭에 관한 교육을 받고 직접 텃밭을 분양받은 후 재배를 시작했다.

 

힐링 텃밭 분양자들은 대개 지동주민들이지만 지동주민이 아닌 외지인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창작센터 2층에서 열리는 꿈의 학교 수업을 받기 위해 찾아왔다가 힐링 텃밭을 분양하는 것을 알고 4명 정도가 참여했다. 힐링 텃밭 참여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힐링 텃밭 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은 후 자신이 좋아하는 각종 작물을 심어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이곳 텃밭이 척박한 건물철거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텃밭에 재배한 작물들이 상당히 잘 자라고 있다. 그것은 텃밭 교육을 담당한 초록지기들의 공도 있지만, 이 텃밭에 애정을 갖고 기획한 박란자 전 지동장의 공이 가장 크다는 생각이다.

 

 

한 사람의 생각이 폭염에도 작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

 

텃밭 주변에 파종한 메밀과 코스모스, 야생화 등은 이 여름 폭염으로 인해 잡풀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텃밭에 재배한 작물들은 아직도 잘 자라고 있다. 이렇게 채소와 꽃 등이 폭염에도 불구하고 타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것은 순전히 관심있게 지켜보고 땅이 메마르지 않게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날이 가물기 전 박란자 전 지동장은 텃밭 옆에 커다란 물통을 갖다놓고 그곳에 물을 채워 텃밭 운영자들이 물을 줄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런 물탱크가 텃밭 옆에 있기 때문에 텃밭 운영자들이 아침저녁으로 텃밭에 물을 줄 수 있었고, 땅이 타들어가는 폭염에도 작물들이 메마르지 않았다.

 

심지어는 작물을 심고 폭염에 타버릴 것을 염려해 그 위를 열을 차단할 수 있도록 천막을 친 텃밭주인도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주민들이 얼마나 이 텃밭에 애정을 쏟고 있는지 가늠이 간다. 한 사람의 깊은 관심과 운영자들의 작물에 관한 깊은 애정. 이것이 이 폭염 아래서도 농작물을 잘 키워내고 있는 방법이었다. 그야말로 관심과 정성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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