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가 정겨운 수원천을 자랑하는 사람들

 

수원천은 광교산에서 발원한다. 광교산에서 여러 갈래로 내려오는 물줄기를 유도하여 용연(龍淵)의 곁을 지나게 하였다. 화성에는 750보 거리의 남북을 관통하는 수원천(水原川)이 정비되어 있는데, 화성성역 당시에는 대천(大川)이라고 칭하였다. 축성 당시에는 매년 반복되는 범람이 문제였던 수원천을, 정조 18년인 17943월 수원천을 깊이 파는 준천(濬川)작업을 하였다.

 

광교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광교대천(光敎大川)’이라고 했는데, 용연을 침범하지 않게 제방을 따라 화홍문으로 들어오는 물길을 대천(大川)’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북수문인 화홍문의 7간 수문으로 유입된 수원천을 너비는 20여 보(23.5m), 깊이는 반장에서 1(1.5m에서 3m) 정도로 정비를 하였다고 하였으니 지금보다 상당히 넓고 깊은 하천이었던 것이다.

 

 

예전 제가 어렸을 때는 수원천에서 목욕도 하고 여름철 피서를 하기도 했죠. 그러나 수원천 복개 후 사람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어요. 한 마디로 자연을 인위적인 복개라는 것에 빼앗겨 버린 것이죠. 지금은 복원을 시켜 놓았지만 예전 복개 전에 비하면 아직 제대로 된 수원천을 되찾기에는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201610월 지동교에서 열린 수원천 복원 관련 사진전을 보고 있던 김아무개(, 당시 77)옹은 예전 수원천이 그립다고 한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복원을 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하면서 자연은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다라는 말이 새삼 피부에 와 닿는다고 한다. 수원천을 복원시키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후손들을 볼 면목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장맛비로 인해 맑은 물이 흐르는 수원천

 

수원천의 발원이 시작하는 광교산은 본래 광악산(光嶽山)이었는데 928년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평정하고 광악산 행궁에 머물면서 군사들을 위로하고 있을 때, 산 정상에서 광채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이 산은 부처가 가르침을 내리는 산이라 하여 산 이름을 광교(光敎)라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 산에서 시작해 흐르는 물줄기가 바로 수원천이다.

 

26일 오후 영동교에서부터 수원천 옆길을 따라 수원천을 살피면서 걸어보았다. 며칠 전 많은 비가 내려 수원천변 산책로 가까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되어서이다. 다행히 물이 줄어 지난 6월 녹조현상이 보이던 수원천이 정상적인 맑은 하천의 상태로 돌아와 무엇보다 안심이 된다.

 

수원천은 생명이란 생각을 늘 하고 살아가는 나에게는 수원천이 수원화성 한 복판을 흐르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하면서 물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복개를 한 수원천 주변으로 잡다한 판잣집들이 널려있기도 했지만, 깨끗하게 정비가 된 이후 산책로까지 조성하자 수원천은 다시 생명의 하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여름피서 난 수원천에서 합니다

 

영동교를 지나 영동시장과 못골종합시장을 연결하는 다리 밑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물가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올 장마는 마른장마가 들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국지성 소나기가 내려 한때 물이 불어났던 수원천이 원 상태로 돌아가자 수원천을 찾아 더위를 피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지동교 아래편에는 아이들이 수원천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를 치고 있다. 그 모습만 보아도 수원천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좋은 하천인가를 알 수 있다. 여름이 되면 무더위를 피해 광교산 계곡부터 사람들로 인해 빈틈이 없는 곳이 바로 수원천이다. 남수문 수벽에서 낙차 큰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하천을 가득 메우고 흐르는 물이 한 낮의 더위를 가시게 만든다.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피서를 가기 위해 고생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수원천의 물도 맑아지고 물이 이렇게 풍성하게 흐르고 있으니 지동교 다리 밑에 자리를 깔고 피서를 해야 할 듯하네요. 피서 간다고 고생하느니 차라리 수원천에서 피서를 하면서 그 비용으로 주변에 널린 먹거리를 먹는 것이 정말 좋은 피서죠

 

인근 팔달문 시장 관계자는 경비를 들여가며 피서를 간다고 고생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수원천에서 여름 피서를 즐기겠다고 한다. 예전 어릴 적 수원천에서 멱을 감으며 놀던 때를 생각하며 시원한 물소리까지 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피서가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수원시민의 휴식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수원천. 올 여름 피서는 나도 이곳을 선택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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