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장안공원서 백중절 세시풍속 열려

 

백종일의 내력은 이러하다. 예전 목련존자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지옥에 있는 것을 알고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부처님은 백가지 과일과 꽃을 차려놓고 스님들을 청해 우란분회를 열어주라고 일렀다. 목련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대덕스님들을 모셔 우란분회를 열어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했다고 한다.

 

백중일(百中日)’은 음력 715일을 말한다. 지난 817일이 바로 백중절이다. 백중 때가 되면 채소와 과일 등이 수확을 할 수 있는 시기로 100가지 과실이 나온다고 하여 백종(百種)이라고도 했다. 이날은 망혼일, 혹은 불가에서 우란분절이라고 부른다. 우란분절에 불가에서는 하안거를 해제하고 망자들을 위한 제를 올린다.

 

이 우란분회를 시작으로 망혼일에는 죽은 망자들을 극락왕생 시키기 위한 백중제를 연다. 신라나 고려 때는 이 우란분절을 민가에서도 행했으나 조선조에 들어 민가에서는 사라지고 사찰에서의 풍습만 남게 되었다. 이러한 백중일은 가장 뜨거운 여름철에 행하게 된다. 수원에서도 백중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폭염경보속에 치러진 행사

 

국민안전처에서 연달아 문자가 들어온다. 폭염경보가 내렸다는 것이다. 벌써 몇 번째 받는 문자인지 모르겠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오는 문자로 이젠 사람까지 지쳐가는 무더운 날이다. 21일 오후, 기온이 35도를 웃돈다고 한다. 13시부터 17시까지는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라는 안내문이다.

 

장안문 밖에서 화서문까지에 걸친 공간이 장안공원이다. 이곳은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늘이 있고 같은 연령대의 어른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도 이곳에 어른들이 모였을까? 궁금증이 일어 찾아가보았다. 그런데 풍장소리가 난다. 이 더운 날 무슨 풍장소리일까?

 

한 무리의 풍물패가 농기를 앞세우고 장안공원 종합관광안내소 앞 공터로 들어온다. 공원 나무에는 현수막이 갈려있다. ‘백중 세시풍속 및 대유평 두레농악 발표회란다. 하필이면 백중놀이를 이 폭염경보가 내린 날 해야만 할까? 날짜를 잡아 놓았으니 어쩔 수 없이 진행을 한다고 하지만 구경을 하는 사람들도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은 무더위다.

 

 

무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공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후 4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는 백중 세시풍속은 ()경기문화가족협의회가 주최를 했다. 처음 대유평 두레를 시작으로 각설이패가 나오더니 한 바탕 춤판을 벌인다. 그늘에 앉아 보는 사람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그 뙤약볕 아래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오죽할 것인가? 잠시 동안의 공연인데도 땀범벅이 되었다.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어요

이 더운 날 정말 고생들 하셨네요

하필이면 가장 더운 시간에 공연을 잡았네요. 이럴 줄은 몰랐을 테지만

 

공연을 마치고 그늘로 들어온 연희자들은 온통 땀투성이다. 속옷까지 다 젖어버렸다. 그런데도 공연은 계속되고 있다. 백중일에 해야 할 공연이지만 아마도 일요일에 하는 것이 더 관람객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날짜를 바꾸었나보다. 그런데 그 바뀐 날이 말복이 지났는데도 35도를 웃도는 무더위라니.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수원은 늘 각종 공연이 열린다. 하지만 공연을 하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 무더운 날이나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공연을 보는 사람도 괴로운데 정작 그 뙤약볕 아래서 춤을 추는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공연을 보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자신이 맡은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땀으로 범벅이 된 공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신이 맡은바 책무를 다하겠다는 그 마음이 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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