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생은 자연과 인간 모든 것들을 되살리는 행위

 

방생(放生)’이란 불가에서 살생이나 육식을 금하여 자비를 실천하도록 하는 뜻에서 행하는 의식이다. 이 취지나 인연은 범망경 梵網經>금광명경 金光明經> 등에 전해져 온다. 방생은 잡혀 있는 물고기를 놓아주는 것만이 아니다. 한 마디로 방생이란 황폐해진 자연과 인간의 본연의 마음까지도 되살리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죽음에 처한 생명을 구제하는 방생법회를 봉행한다. 방생의 사전적 뜻은 죽어 가는 물고기나 짐승들을 놓아주어 그 생명을 살려주는 일이다. , 죽음에 처한 생명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구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생명존중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불교에서의 방생은 죽음에 이른 생명을 살려주는 행위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병든 사람을 잘 치료해 고쳐주고 내 이웃의 무의탁 노인이나 부모없이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것 또한 방생이다, 굶주린 이에게 음식을 나누어주어 배부르게 만드는 것 또한 방생이 되며, 무분별한 개발로 황폐해진 자연을 되살리는 것도 방생의 일종이다. 한마디로 방생이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관계를 가장 원초적인 선한 모습으로 바꾸는 일을 말한다.

 

방생은 모든 생명체를 괴롭히지 않으며 생명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적극적인 행위까지 포함하는 자비덕목을 말한다. 방생은 불살생 계율에 비해 적극적인 작선(作善)이다. 불살생이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는 것을 말한다면 방생은 산 것은 놓아주고 죽게 된 것은 구제하라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월 대보름 전에 방생을 하다

 

대개 방생은 정월 대보름 전에 이루어진다. 이는 연초에 생명을 살려줌으로써 일 년 동안 더 많은 덕을 베풀기 위함이기도 한다. 정월 대보름은 설날인 초하루부터 시작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는 날이다. 이날은 각 동네에서도 각종 제의식을 행한다. 과거에는 음력 정월 14일 밤이 되면 큰길가에 나와 간단한 고상상을 차려놓고 촛불을 켠 후 비손을 하고 있는 아낙네들을 볼 수 있었다. 이를 거리제라고 했는데 이 역시 방생으로 볼 수 있다. 이 모든 행위가 정초에 액을 막고 선행을 베풀어 일 년간 평안하게 보내자는 의미가 있다.

 

음력 정월 열나흘날인 31.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나루에 30여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물가에 초와 향을 꽂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두 손을 마주하여 무엇인가 정성을 드린다. 바람이 세차 촛불조차 켤 수 없을 정도지만 사람들은 정성을 다해 촛불을 켜느라 애를 먹는다. 물에 담가놓은 용기에는 미꾸라지가 들어있다. 깨끗한 물에 담가놓은 미꾸라지들은 금방이라도 그릇을 뛰쳐나오려는 듯 용트림을 한다. 이 미꾸라지들은 이렇게 놓아주지 않으면 모두 인간의 먹이가 될 음식재료였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에 소재한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명인과 신도들이 무술년 방생에 나섰다. 축원을 마친 이들은 비손을 하면서 마음속에 염원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누구는 가족들의 건강을, 누구는 사업이 번창을, 누구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기원했을 것이다. 축원을 마친 후 물에 놓아 준 미꾸라지들이 돌 밑으로 파고든다.

 

 

자연을 거슬리는 방생은 의미없다.

 

정월 대보름에 각 사찰이나 무속인들이 신도들과 함께 무분별한 방생을 하면서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방생을 한다고 차려 놓았던 음식을 물에 마구 버리는가 하면, 생태계를 위험하게 만드는 수입 어류 등을 강물 등에 풀어주기도 하는 등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행위들로 인해 방생의 장소, 방생에 이용하는 생명체, 그리고 방생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각종 음식물 등의 처리 등에 대해 법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을 정도이다. 자연을 되살리는 의미를 가진 방생이 자연을 훼파한다면 그는 방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식을 마친 후 주변 쓰레기까지 모두 수거해 담아가는 경기안택굿보존회의 방생의식, 진정한 방생이란 인간과 자연 모두를 살리는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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