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시장에서 정성들인 팥죽 어르신들께

 

24일 오전부터 수원 지동교 옆 남문시장 고객지원센터 앞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천막을 치고 대형 솥이 걸린다. 한편에 그릇들이 가득 쌓여있다. 천막 안에는 어르신들이 11시가 채 안되었는데도 이미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다. 천막 앞에 걸린 현수막에는 함께 베푸는 삶 수원지역 부료급식 따사모라는 적혀있다.

 

요즈음 살기가 팍팍하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남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 흔히 세상 사람들이 하는 핑계아닌 핑계다. 하지만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따듯한 사람들의 모임<따사모>의 회원들이 그들이다.

 

지난해 날이 추워질 때까지 매달 셋째, 넷쨰 토요일에 이곳 고객지원센터 앞에서 급식봉사를 해온 따사모 회원들이다. 한 겨울 날이 추워 중단되었던 무료급식 봉사가 날이 풀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2018년 첫 급식봉사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시간 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따사모란 명칭을 가진 모임은 전국적으로 수도 없이 많다. 연예인 모임을 비롯해 각 종교들마다 따사모란 이름의 봉사단체들이 있다. 하지만 남문시장 고객지원센터 앞에 모여 무료급식을 하는 따사모는 그런 것과는 무관하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이 모인 순수한 모임이다. 2018년 첫 급식봉사를 하기 위해 한편에서 지난해 사용했던 식기들을 세척하느라 바쁘다.

 

오늘은 팥죽을 끓였습니다. 한 번에 보통 150~200명 정도의 어르신들께 식사제공을 하는데 오늘은 300명 정도 급식을 한 듯 합니다. 음식 준비는 저희 회원님들이 모두 하시고요. 따사모 회장님과 주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급식봉사를 마치고 주변 정리를 하는 한 회원이 하는 말이다. 무료급식 봉사를 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 때문에 할 수 있다고 공을 돌리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 매월 지동교 옆에서 무료급식을 하는 이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듯하다. 새봄이 시작되는 날 남을 위하는 봉사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야외로 나가기 바쁜 주말에 남을 위하는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 세상은 따듯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한 시간 여 딴 곳을 취재한 후 다시 현장을 돌아가 보았다. 이미 무료급식은 끝났는데 따사모 회원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주변까지 말끔하게 청소를 마치고 무료급식을 마친 사람들. 이들같이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이 있어 이 어려운 시기도 이겨낼 수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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