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새로운 공간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린 공간을 만난다면 순간 당황할 수가 있다. 그것도 늘 다니면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잠시나마 쉬었던 공간인데 얼마 만에 찾아갔더니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을 한 것이다. 혹 내가 잘못 들어온 것인 아닌가 해서 몇 번이고 둘러보기도 하고 다시 확인을 하는 작은 소동도 벌였다.

 

팔달구 행궁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에는 제1, 2전시실과 나만의 방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옆 전시공간인 예술공간 봄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이 공간이 갑자기 전시실로 변한 것이다. ‘끝없는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이 공간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늘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취재의 정리를 하던 곳이었다.

 

 

예술공간 봄 제3전시실 개관기념전이라는 끝없는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이 전시는 6명의 작가인 노경화, 라오미, 라켈 셈브리, 손채수, 송태화, 이윤숙 등 6인의 작가들의 작품이 917일까지 열리는 전시이다, 찻집이었던 벽면에 있던 많은 흔적들이 사라진 곳에는 커다란 작품들이 걸려 있어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가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렇게 순식간에 환경이 변할 때는 당혹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6명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변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니 이 전시실을 오랜 만애 찾아오기는 했나보다.

 

 

많은 변화를 거친 예술공간

 

예술공간 봄의 건물은 그동안 세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곳이다. 방앗간, 전자오락실, 구둣방, 건설사무소를 거쳐 2014년 예술공간 봄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작가들과 이곳을 찾아오는 관객들이 쉴 수 있는 카페로 활용되었으며 아메리카 4개국 작가를 초대하여 건물 외벽에 창조신화 이야기를 담아냈다.

 

많은 흔적과 이야기를 남긴 예술공간 봄의 카페 공간이 예술공간 봄의 제3전시실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전시관으로 탈바끔 한 것이다. 그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개관 전시는 예술공간 봄 외벽의 신화 이야기와 조응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간접적으로 신화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는 6인의 작가로 구성된 전시로 다시 한 번 그 끝없는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끝없는 이야기의 시작전을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원은 많은 이야기가 녹아있는 도시다. 정조가 왕권 강화의 상징 도시로 삼으려했던 수원은 도시 중심을 따라 성벽이 줄을 지어 행궁동을 껴안고 있다. 1997년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이후 문화재보호정책으로 복원된 성벽은 전세계 모든 이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나날이 이전의 웅장한 모습을 찾아가는 수원 화성과 달리 화성 안 마을과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빛을 잃은 채 방치되었다. 떠나는 이가 많아졌고, 도시는 점점 슬럼화 되었다

 

 

지역예술을 오롯이 담아내는 곳으로 남아 있길

 

전시서문에서 기획자는 예술공간 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공간이 예술공간으로 새롭게 변화하면서 행궁동 증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술공간 봄은 지역의 젊은작가들이 마음껏 창작의욕을 불태우고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지역예술의 산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수원에는 전시공간이 적지 않다. 화성 행궁 인근부터 종로를 거쳐 도청 앞 입구까지에는 크고 작은 전시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거리를 찾아가면 늘 한두 가지의 전시를 만날 수 있어 즐거운 거리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들이기 때문이다. 그 종에서도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은 일 년 내내 전시를 열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있는 곳이다.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내가 이곳을 자주 찾는 것은 한 곳에서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해도 계속해서 보고 또 찾아보다보면 언젠가는 혜안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모처럼 새롭게 문을 열고 개관전시를 갖고 있는 예술공간 봄의 제3전시실. 이곳이 지역예술을 키워나가는 장소로 오래도록 오롯이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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