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주변 흐드러진 벚꽃을 즐긴다.

 

봄이 되면 수원은 여러 곳에 흐드러지게 벚꽃이 만개한다. 수원 곳곳은 4월 초 벚꽃이 필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꽃이 만개한 길을 걸으며 행복해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곳 중 한 곳이 바로 경기도청 일원이다. 이곳은 해묵은 벚꽃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때문에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었다고 말을 한다. 봄철 벚꽃이 만개했을 때 이곳을 찾아가면 마냥 행복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매년 그러하득 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라는 곳이 바로 경기도청 주변 벚꽃 축제장이다.렸다. 가족끼리 나와 음식을 나누면서 즐기는 사람들, 연인인 듯한 사람들은 서로 카메라에 모습을 담아주느라 부산한 사람들. 친구끼리 사진을 서로 돌려 찍어주면서 웃는 모습들과, 웃음소리가 벚꽃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는 곳이다.

 

경기도청 벚꽃놀이는 3일간 도청운동장 및 도로 내, 외곽 주변에서 벚꽃축제를 열고 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도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경기도청 벚꽃놀이. 올해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각종 체험과 놀이, 먹거리 등으로 즐거울 듯하다. 경기도텅 벚꽃축제는 프로그램도 상당히 다양하게 준비가 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권선구 오목천교 일대 벚꽃 길 환상 그 자체

 

수원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난 망설임 없이 권선구 오목천교에서 황구지천을 따라 걷는 길이라고 대답한다. 이 길 외에도 많은 벚꽃 길들이 있지만 이 길은 딴 곳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꽃길의 길이가 상당하다. 황구지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의 잔치는 끝이 나질 않는다.

 

오목천교서 시작하는 이 길은 벚꽃 숲을 이르고 있다. 오목천교 위에 올라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장관이다. 양편으로 늘어선 벚꽃도 아름답지만 황구지천 둑까지 늘어선 벚꽃가지들이 이곳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벚꽃의 굵기도 남다르다. 경기도청 뒤편과 이곳의 벚꽃을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목천교 벚꽃은 벚나무 안으로 들어가면 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늘어진 가지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것이 일품이다. 이곳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 이 계절이면 잊지 않고 찾아와 사진을 남긴다. 굳이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는 이곳의 벚꽃길이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수원 원드컵경기장 주변 벚꽃 길

 

매년 광교저수지 목책산책로보다 하루 이틀 빨리 벚꽃이 개화되는 월드컵 경기장 주변 벚꽃이 궁금해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했다. 주변 가까이 가니 온통 하얗게 핀 벚꽃 아래 연분홍 진달래가 만개했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벚꽃과 진달래의 조화 때문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따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생님 정말 여기 꽃 색이 아름다워요

지난해 이곳을 찾았을 때 함께한 지인이 연신 감탄을 한다. 하얀 벚꽃 아래 연분홍 진달래의 조화. 자연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수원의 봄꽃 산책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길을 가든지 그 길만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계절에 이런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옛 선조들도 이 계절에 화전을 부치면서 꽃놀이를 즐긴 것이 아니었을까?

 

이곳 수원월드컵 경기장 주변은 벚꽃과 진달래가 함께 어우러져 색의 잔치를 만든다. 꽃이 필 때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봄꽃을 즐긴다. 올해는 또 어떤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을까? 비록 딴 곳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난 이곳을 찾아 꽃놀이를 즐긴다. 호젓하게 마음껏 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광교저수지 마루길의 아름다운 봄

  

광교저수지 마루길에 길게 늘어선 벚꽃나무 길은 벚꽃이 필 무렵이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중 한 곳이다. 이곳은 주말이 되면 광교산을 산행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과 더불어 상춘객들까지 겹쳐 몸살을 앓고는 한다. 그만큼 수원의 벚꽃 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는 수원의 벚꽃 만개일이 지난해보다 빠를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겨우내 날이 푹하고 눈도 많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 마루길의 목책위로 난 벚꽃들은 사람의 키보다 크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와 나뭇가지를 손으로 잡고 벚꽃을 얼굴 앞으로 내려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이곳은 시내보다 한 5일 정도 늦게 꽃이 핍니다. 아무래도 물이 있고 산자락이기 때문에 기온이 그만큼 차갑기 때문이죠. 대개 420일을 전후로 해서 꽃이 만개를 하는데 날짜를 조금 이르게 잡은 듯하네요

지난해 마루길을 찾았을 때 인근 상인이 하는 말이다. 팔달산보다 조금 늦게 핀다는 광교 마루길 벚꽃 길, 올해도 이곳을 찾아 많은 인파에 묻혀보고 싶다.

 

 

팔달산 회주도로의 늘어진 능수벚꽃

 

지난 해 팔달산 회주도로를 찾았을 때,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면서 성을 걷는다. 성 안이고 성 밖이고 간에 모두가 꽃 천지다. 나뭇가지에도 푸른 잎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이런 계절에 꽃구경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얼마나 후회가 될까? 지난해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더욱 늘어난 듯하다.

 

상춘객(賞春客)’이라고 한 말이 실감이 난다. 이곳 회주도로 일대는 팔달산 쪽으로만 화려한 꽃 옷을 입은 화성이지만, 조금 더 지나면 온통 연산홍으로 꽃 옷을 덧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이 아름다운 것은 그런 주변의 자연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화서공원에서 성 밖으로 나와 공원길도 걸어보기를 권유한다.

 

한편에 군락을 이룬 진달래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젊은 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남는 것은 사진 한 장 밖에 없다고 했던가? 가을이면 억새가 흐드러지게 바람이 날리는 곳인데, 이 계절엔 벚꽃이 벌써 꽃잎을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회주도로로 진입하는 곳에는 성벽에 걸친 가지들이 가득 달린 꽃으로 인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처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서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뒤편 푸른 소나무 가지와 어우러진 벚꽃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소식을 어찌 그리들 잘 아는 것인지, 화성열차에도 빈자리가 없다. 성신사 앞에는 사람들과 비둘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봄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돌아본 수원의 벚꽃이 아름다운 길. 올해는 조금 일찍 꽃 소식이 전해진다고 한다. 모두 이 봄을 맞아 수원의 벚꽃길을 걸어보길 권한다.

 
지리산 계곡물 얼음물 아래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로 시작되는 남원의 봄은 활짝 피어나는 꽃이 우리 눈앞에 나타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봄을 나타내는 꽃이야 전국 어디든 다 있겠지만, 성대한 축제라는 의미의 향연(饗宴)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곳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남원의 봄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남원의 봄은‘꽃의 향연(饗宴)’입니다. 
산수유 꽃에서 시작해 벚꽃으로 절정을 맞이하며, 철쭉으로 완성되는 남원의 봄을 알아보자.


봄의 시작, 주천면 산수유 꽃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 김종길, ´성탄제(聖誕祭)´ 中 -




남원의 향연은 주천면 용궁마을에서 피어나는 산수유 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개나리보다 더 노란 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주천의 산수유 꽃은 봄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을 설레게 만듭니다.

한 겨울 웅크리고, 웅크리다가 기지개를 켜고 맞이하는 봄의 전령이 이런 느낌일까 ? 샛노란 산수유 꽃은 겨우내 잿빛에 가려 우울하기만 했던 마음을 깨워 놓기에 충분합니다. 산수유 꽃이 피면 용궁마을에서는 축제가 벌어집니다.




                                       [
여느 축제만큼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축제로는 충분합니다.  오히려 소박하기에 더욱 마음이 갑니다. 농악단의 풍악놀이, 산수유 그림그리기, 사진촬영, 산수유차 시음회 등 있을 건 다 있습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축제가 있을까.남원의 봄은 그렇게 산수유 꽃과 함께 시작합니다.



봄의 절정을 부르는 분홍빛 유혹, 요천변 벚꽃

요절한 시인의 짧은 생애다.
흰빛이 눈부시게 떨린다.
살아서 황홀했고 죽어서 깨끗하다.                - 김영월, ‘벚꽃’ -




                                          

남원의 봄을 부르는 이가 주천의 산수유 꽃이라면 절정을 노래하는 이는 요천의 벚꽃입니다. 요천변 길을 빼곡하게 매운 나무는 벚꽃입니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을 내놓았던 벚나무는 4월이 되면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예쁜 하얀색 원피스로 갈아입습니다.

그리고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길은 분홍빛과 하얀빛으로 흔들려 화려한 물결로 채워집니다. 벚꽃으로 이름 높은 곳이야 전국에 손에 꼽을 만큼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속을 흐르는 천(川)을 옆에 두고 사람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길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남원의 벚꽃은 그래서 마음이 편해집니다. 더군다나 요천변 계속되는 벚꽃길이 춘향전으로 유명한 광한루까지 이어지고 그 길을 누군가와 걷다보면 왠지 모를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까지 듭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꽃들 중에 떨어지는 모습이 찬양되는 유일한 꽃이 벚꽃이라고 했던가. 누군가는 너무 짧아 피어있는 모습만 보아도 슬프다고 했지만, 그렇게 짧은 기간을 아름답게 피어 있기에 더욱 사랑스런 봄의 꽃이 아닐까요?

남원의 봄은 요천변 벚꽃길에서 절정을 맞이합니다. 누구나 제각각 상상하는 벚꽃길이 있겠지만 남원 요천변 벚꽃길을 찾아보고 나면 상상이상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리산을 붉게 물들이는 봄의 완성 지리산 철쭉
떨리는
진분홍이
눈을 찔러 아려라.

공작새
깃털보다
화사한 사랑 이야기

청산에
번지는 불길
좀처럼 잡히지 않네.            - 김남환 ‘철쭉’ -




                                           

남원의 봄은 지리산 철쭉에서 완성됩니다. 보랏빛 향기라는 노래처럼 지리산 바래봉 철쭉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향이 느껴집니다.  특히 철쭉이 모여 이룬 군락은 모여 있기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남원의 지리산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철쭉 군락지, 바래봉이 있습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쭉 이어진 능선으로 이루어진 바래봉은 그 탓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탐방이 가능합니다.

바래봉이라는 이름부터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떼를 엎어놓은 모습처럼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으로 이루어져 붙은 이름이니 산행에 그리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적당히 힘이 들 때면 능선에 펼쳐진 철쭉 군락을 마주하면 올라갈 때 느꼈던 피로감을 가시게 해주고 청량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의 날씨도 바래봉에서 맞게 되는 봄날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남원의 철쭉은 바래봉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영면 봉화산에 위치한 철쭉 역시 찾는 사람을 반기며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바래봉과 봉화산 모두 멋진 풍경을 지닌 만큼 이 두 곳에서는 4월 중순부터 한달여 간의 기간을 철쭉제 기간이라 부르며 많은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원의 봄은 이렇듯 주천의 산수유에서 시작해 요천 벚꽃을 거쳐 지리산 철쭉으로 완성됩니다. 모두 각각의 매력을 지니며 남원에서 펼쳐지는 꽃의 향연입니다. 특히, 올봄은 꽃의 향연뿐만 아니라 600년을 맞은 광한루에서 ‘광한춘몽, 사랑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제89회 춘향제가 5월 8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펼쳐집니다. 추어탕, 한정식, 지리산 흑돼지 등등 먹거리도 많은 남원에서, 올 봄, 매주 장소를 바꿔가며 펼쳐지는 산수유 꽃과, 벚꽃, 철쭉을 모두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남원시 제공)

 

남수문에서 화홍문까지 봄기운을 따라 걷다

 

봄꽃소식이 들려온다. 남녘에는 벌써 매화가 만개하고 산수유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321일은 춘분(春分)이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이다. 농촌에서는 춘분이 되면 농사를 지을 준비를 한다. 철 이른 화초들은 춘분을 전후해 파종을 한다.

 

춘분 때가 되면 꿏샘추위기 닥친다. 꽃샘추위는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풍신(風神)이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동지 때와 같은 추위가 몰려온다고 한다. 한겨울 같은 추위는 아니지만 꽃샘추위에 부는 바람은 옷깃으로 파고들어 한기를 느끼게 한다. 음력 절기에 따라 농사를 짓는 우리네 농촌에서는 춘분을 즈음해 점차 바빠지기 시작한다.

 

남녘에선 봄꽃소식이 들리고 있고, 수원에도 곳곳에 개나리가 몽우리를 맺고 있고, 성벽을 따라 걷다보니 매화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요즈음은 미세먼지로 인해 바깥출입을 삼가라고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날이 좋은데 꽃소식이라도 전해야 할 것 같아 수원화성을 돌아보기로 했다. 님수문에서 시작해 화홍문(북수문)까지 성 안팎으로 걷는다면 평산성인 수원화성의 산성부분을 뺀 평지 절반을 걷는 셈이다.

 

 

 

매화나무 가지마다 꽃을 피워

 

남수문 옆에서 화성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이곳의 계단은 성 안과 밖으로 나 있는데 성안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동남각루를 시작으로 화성의 구조물들이 줄 지어 서 있고, 성 밖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화성의 성벽을 바라보면서 봄에 핀 매화를 만날 수 있다. 난 이 길을 늘 성 밖으로 돌면서 봄에 꽃을 피우는 많은 꽃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매화는 매란국죽(梅蘭菊竹)’인 사군자의 첫머리에 꼽힌다. 매화는 세한삼우 송죽매(松竹梅)로 자리를 차지하면서 조선사회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작품속에 등장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매화는 가까이 있는 봄꽃이면서 매실이라는 열매를 달기 때문에 더 가까이 둔다. 매실은 피로 회복은 물론 해독작용, 위장장애, 피부미용, 항암작용 등에 효능이 있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도 많이 즐겨한다.

 

성벽과 어우러진 매화를 보며 천천히 길을 걷는다.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목이 아프지 않은 것을 보니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듯하다. 천천히 걸어 동남각루-동삼치-동이포루-봉돈-동이치-동포루-동일치-동일포루를 거쳐 수원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을 만난다. 그곳까지 성벽에 돋아난 각종 풀이며 풀숲에 피어난 작은 꽃들, 그리고 홍매화 등을 무수히 만난다.

 

 

 

수원천에 늘어진 수양버들도 연두색 잎이 돋아

 

창룡문에서 성 안으로 들어와 길을 걷는다. 동북노대-동북공심돈-동장대-동암문-동북포루-북암문-방화수류정을 지나 화홍문에 도착한다. 화성의 절반을 천천히 걸어 봄을 느끼며 걷는다. 화홍문 앞에서 수원천을 바라본다. 수원천 옆 둑에 심어놓은 버들가지에 연두색 잎이 돋아 봄임을 알린다. 그렇게 수원의 봄은 우리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수원은 봄꽃이 아름다운 길이 많은 곳이다. 수원에는 가는 곳마다 흐드러지게 피는 봄꽃을 만날 수 있다. 팔달산 경기도청 주변은 물론이고, 팔달산 회주도로, 만석공원, 월드컵 경기장 주변, 황구지천 길, 경희대 수원캠퍼스 벚꽃 길, 광교마루길 벚꽃 길 등 곳곳에 벚꽃이 지천으로 핀다.

 

올해 수원지역의 벚꽃은 47일경 만개한다는 소식이다. 그 전에 수원의 아름다운 꽃길을 한 번씩 돌아보고 싶다. 매년 돌아보는 아름다운 길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꽃이 만개해 많은 사람들이 봄철 수원을 찾아올 듯하다. 그런 꽃길을 걸으며 올 한해 봄을 가장 아름답게 맞이하고 싶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동쪽 해안에 있는 간절곶. 곶이란 내륙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부분을 말한다. 간절곶이 유명한 것은 새천년을 맞는 200011일 동북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해가 뜬 시간은 오전 73117초였다.

 

부산 광안리를 떠나 해운대를 거쳐 기장을 지나고, 31번 국도를 이용해 도착한 간절곶. 시간은 이미 점심을 지나고 있었다. 정자를 찾아 떠난 길에 정자는 찾지 못하고 대신 간절곶의 등대가 반기는 듯하다. 간절곶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바로 등대다. 등대야 어느 곳이나 있겠지만 그래도 저 등대 자리에서 새천년의 해를 제일 먼저 보았다니,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소망우체통에 편지를 쓰다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두기를 좋아하는 우리네로서는 아마 그만한 의미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등대 앞 길 건너 바다 쪽에는 커다란 우체통이 하나 서 있다. 간절곶 소망우체통이란다. 높이가 5m에 무게가 7톤이나 되는 거대한 것이다. 뒷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에 엽서가 준비되어 있어, 그 자리에서 엽서를 써서 우체통 안에 넣으면 매일 오후 1시에 걷어간단다.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 휴일에는 거두지를 않지만. 우체통 안을 들여다보니 한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무엇인가 열심히 쓰고 있다. 참 좋을 때다. 부럽다. 우리는 자랄 때 저렇게 해보지를 못했으니 더욱 부럽다.

 

바닷가 쪽으로는 소망을 담은 돌무지가 몇 개 서 있고, 옆으로는 조각상들이 보인다. 바다를 향해 팔을 힘차게 내뻗은 남정네며, 새천년의 비상이라고 음각한 비도 보인다. 그 옆 한편에는 남녀가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대느라 부산하다. 그런데 그 앞에 두 딸을 데리고 서 있는 어머니의 상이 있다.

 

 

설명을 보니 박제상의 처란다. 예전 글을 쓸 때 자주 이름을 올리던 박제상의 처라니. 그럼 여기서 치술령이 얼마나 떨어져 있다는 말인가. 신라의 재상인 박제상은 충신이었다. 신라 눌지왕(재위 417~458)의 두 동생은 고구려와 왜국에 볼모로 잡혀갔는데 박제상이 먼저 고구려에 가서 눌지왕의 동생인 복호를 구해냈다.

 

그 뒤 왜국으로 간 박제상은 미사흔도 구출해 내어 신라로 보냈지만, 정작 자신은 탈출을 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안 왜국의 왕은 박제상에게 신하가 될 것을 강요했지만 박제상은 끝내 거절을 하여 불에 태워 죽임을 당했다. 왜국으로 떠난 후 박제상의 처는 두 딸을 데리고 날마다 치술령 위에 올라 남편을 기다리다가, 결국은 그 자리에 망부석이 되고 말았단다. 그 뒤 박제상의 처는 치술령의 신모(神母)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치술령의 산신이 되었다는 설화다.

 

 

호랑이 꼬리 호미곶에 도착하다

 

간절곶을 돌아보는 사이에 날이 심상치가 않다. 금방이라도 비가 뿌릴 것만 같은데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어찌하랴 만행을 떠난 길이니 여정을 재촉하는 수밖에. 절집은 이미 세 곳을 다녔으니, 정자 하나라도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포항으로 올라와 처음 만난 곳이 바로 호랑이 꼬리라는 호미곶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미곶은 호랑이의 꼬리라 하여, 한반도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이다.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선생은 산수비경(山水秘境)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이며, 호미곶(虎尾串)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의 명당이라 하였다. 영일만의 끝부분(포항에서 38)인 호미곶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각종 물고기의 회유지이다.

 

간절곶을 떠나면서 빗방울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호미곶에 도착하니 제법 빗방울이 거세졌다. 바람까지 불어 사진을 촬영하기도 힘들다. 포항시 대보면 대보리 호미곶도 2004년에 가장 먼저 해가 뜬 곳으로 기록이 되고 있다. 호미곶 광장에는 기념조형물(상생의 손), 성화대, 영원의 불씨함, 채화기 (천년의 눈동자), 캐릭터상품특판장, 공연장, 주차장, 관리소 등이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200411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 것을 기념하기 위해 2만 명분의 떡국을 끓이려고 준비한 거대한 가마솥이 있다.

 

 

이왕 왔으니 사진 몇 장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는가. 만행에 동행을 한 스님은 비가 오니 아예 차에서 내릴 생각도 안한다. 혼자 우산 하나를 받쳐 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대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 사진을 찍기가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겨우 사진 몇 장을 담아낸다. 호랑이 꼬리라는 호미곶. 참으로 오랜만에 들려본 곳이다. 그동안 많이도 변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고 서로 내세우는 간절곶과 호미곶. 오늘 여정은 아무래도 이곳에서 접어야만 할 것 같다. 비가 오는 날 정해진 일정을 취소할 때마다 늘 마음만 바쁘다. 정작 바닷가에 정자는 아직 한 곳도 찾아보지를 못했는데.

 

우범지역이 가족들이 찾아와 즐기는 곳으로 탈바꿈

 

쪽지길’, 참 정감어린 길이다. 남문로데오거리에 쪽지길이 있다는 소식에 2일 아침 찾아갔다. 쪽지길이란 명칭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문로데오거리를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쪽지길이란 길을 못 본 듯했다. 수원화성 팔달문에서 작은 골목길을 지나 팔달구 행궁로 63에 소재한 수원교동우체국으로 나가는 좁고 짧은 골목길이 바로 쪽지길아다,

 

이 골목이 원래 쪽지길은 아니었어요. 전에는 이곳이 어둡고 좁아 골목주변에 젊은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술에 취한 사람들이 함부로 노상방뇨를 하는 등 우범지역이었다고 해요. 그런 골목을 수원시에서 남문로데오거리 정비사업을 하면서 이곳을 바꾼 것이죠. 골목 끝에 교동우체국이 있어 이곳에서 쪽지(편지)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쪽지길이라고 명칭을 정했데요

 

 

남문로데오상인회 강희수 수석부회장이 골목을 설명한다. 쪽지길 양편으로 들어서 있는 영업집이라야 교동우체국을 비롯해 건너편에 전복카페,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곳인 쪽지길 보드카페, 데일리 의상실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쪽지길 갤러리, 그리고 우계라는 전집 정도이다.

 

골목은 다시 작은 골목으로 갈라져 있으며 골목에는 남문로데오상인회 회원들이 운영하던 꽃마차 매대가 놓여있다. 이 꽃마차 매대는 원래 주말에 남문로데오거리에 세워놓고 장사를 하던 것이었지만 누군가 민원을 제기해 로데오거리에 나가지 못하고 이렇게 골목에 방치되어 있다고 한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전시적으로 운영한 탓이다.

 

 

정감어린 길 쪽지길

 

쪽지길 안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우체통이 보인다.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쪽지길 우체통은 일 년 후에 실제로 편지통에 넣은 엽서가 집으로 배달된다고 칠판에 적혀있다. 사랑의 자물통과 쪽지는 바로 옆에 자리한 보드카페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것 하나만으로도 정감어린 골목이다.

 

3층으로 조성한 보드카페는 건물 1층은 가족과 함께 보드놀이를 할 수 있는 카페, 2층은 청소년들이 마음껏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스마일 멀티방, 그 위는 어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1층 안으로 들어서니 어린아이부터 학생, 어른들까지 테이블에 마련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면 차도 마시고 게임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각자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골라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연인끼리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게임장소이다. 보드게임을 차를 마시면 즐길 수 있는 곳, 이 보드카페가 문을 열고 난 뒤 이 쪽지길을 찾아오는 가족들이 많아져 골목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카페 주인이 설명한다.

 

 

앞으로 계속 변화할 로데오거리 쪽지길

 

쪽지길 입구에 서 있는 교동우체국도 색다르다. 1층은 우체국 엽무를 보는 곳이지만 3층은 청소년자유공간인 청개구리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이 쪽지길은 아직도 변화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골목을 더 밝히는 조명작업을 하고나면 이 좁고 짧은 골목이 남문로데오거리의 새로운 명물이 될 듯하다.

 

아마 올해 안에 쪽지길 조명작업을 마칠 거예요. 그러면 쪽지길이 더 많이 달라지고 더 많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이 찾아올 듯합니다. 이제 쪽지길은 곧 우리 남문로데오거리의 자랑이 될 듯하네요. 그리고 건너편 지하에 50평의 빈 공실이 있는데 수원시에서 그곳을 청년들이 모여 소리도 배우고 우리음악도 연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올해가 가기 전 이 골목이 완전 탈바꿈 할 것 같아요

 

 

마침 점심을 먹어야할 시간이라 시원한 냉면을 한 그릇 먹겠다고 전집인 우계를 찾아갔다; 넓지 않은 실내에 음식을 시켜놓고 젊은 여성 두 명이 마주하고 있다. 한 낮의 시간인데도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남문로데오거리 쪽지길은 예전 남문로데오거리에 젊음이 넘쳐날 때를 그리듯 다시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쪽지길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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