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사이만큼 아리송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알고도 모를 것이 사람의 속이라고 한다지만, 그것이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성이라면 더 더욱 어렵다. 오늘 이야기는 좀 색다른 이야기이다. 한 마디로 몹쓸 이야기에 속한다.

예전에 한 사람을 사귄 적이 있다. 살아가면서 몇 사람이나 사귄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고 만다. 사귀는 것도 다 정도가 있으니 말이다. 그저 요즘 젊은이들 생각대로라면 밥 먹고 차 마시는 정도라고 해두자.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래도 우리 때는 그런 사이라고 해도 상당히 진전된 관계쯤으로 여길 때였다.


다투고 난 뒤 달라지는 행동 눈여겨보아야

아무리 사이가 좋은 사이라도 사귀다가 보면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부부사이는 아니라고 한다지만, 남녀사이의 싸움 역시 오래가지 못하는 법. 그저 조금 머쓱하기는 해도 곧 풀어지고 만다. 오래 끌어보았자 서로 상처만 커지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다투고 나서 더 사이가 가까워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한다나.

그런데 이렇게 다툴 때도 상대방은 ‘이성’을 들먹이지를 않는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자,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리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성간에 이성이 끼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이 마음이 달라진다면, 그때부터 사람은 돌변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조금 다툼이 있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말은 가급적 하지 않던 사이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상대방의 이성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문란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성을 들먹이고 연락이 끊긴다면, 그것은 새사람이 생겼다는 신호

그렇게 이성을 들먹이기 시작한 사람이, 이번에는 연락이 끊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엉뚱한 핑계를 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말에 친구가 같이 어디 가자고 하는데 갔다 올게”
“날이 안 좋다고 하는데 꼭 가야 하나?”
“약속을 한 것이라, 지켜야지”

이런 친구 핑계가 잦아진다거나, 집안사람들을 끌어들여 핑계를 대기 시작한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못 살겠다던 친구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일 집안에 일이 있어서 못 만나”
“엄마가 내일 같이 어디 좀 같이 가재”

평범한 대화 같다. 하지만 이 친구 이때쯤에는 이미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하는 날, 내내 연락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다 늦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모르고 전화를 차에 두고 숙소로 들어갔다거나, 배터리가 떨어진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열 명 중 아홉은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보면 된다. 그런 사람에게 구차하게 매달릴 필요는 없다. 하루라도 빨리 마음의 정리를 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다. 그만큼 나중에 받아야 할 상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몸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다’고 한다. 딴 사람과 함께 돌아다니는 사람의 마음이 돌아올까? 아마도 거의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갑자기 돌변하는 친구,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