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나 취재를 하루 종일 다니다가 저녁에 숙소에 들어오면, 저녁을 먹는다는 것이 귀찮아 질 때가 있다. 번잡하게 밥을 해야하는 것도 그렇지만, 정리를 해야하는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되기 때문이다. 하루를 쪼개고 또 쪼개보아도 늘 부족한 것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주로 라면으로 해결을 하는 나이다. 하긴 '아침은 황제처럼 먹고, 점심은 사대부처럼 먹고, 저녁은 종놈처럼 먹으라' 는 말을 늘 나한테 맞는 말이라고 우기고 사는 나이다. 저녁을 많이 먹고 자는 날은 다음날 영 속이 더부룩 하기도 하지만, 뱃살만 늘어난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만드는 법이다. 재료는 달걀과 햄, 묵은 김치와 구운 김, 떡과 꼬꼬면이다.

'꼬꼬면' 그냥은 별로던데

한참 꼬꼬면에 대한 포스팅이 가득 올라 온 적이 있다. 아마 꼬꼬면을 출시하고 난 후이기 때문일 것이다. 라면도 다양하게 즐기는 나는 꼬꼬면을 한 번 먹어보았지만, 남들처럼 그런 맛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저 한 마디로 까탈스럽지 않은 내 입맛에 별로였다는 점이다. 텁텁한 된장을 좋아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 꼬꼬면을 이용해 별 짓을 다해보았다. 그래서 드디어 개발해 낸 것이,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을 갖고 조리를 한 '꼬꼬면 떡 전골'. 한 마디로 꼬꼬면의 변신이란 생각이다. 즉 꼬꼬면이 분칠을 좀 했다는 것.    

나의 꼬꼬면 별다른 조리 법


역시 라면은 노랑냄비에 끓여야 제격이다. 먼저 재료를 준비해 놓고 떡을 먼저 넣어 끓인다.



떡을 끓이는 동안 햄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꼬꼬면의 스프를 집어 넣는다. 입맛에 따라 고추장이나 된장을 약간 풀어도 좋다.



다음은 당연히 라면을 투입



그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햄을 넣는다



가장 중요한 것 하나. 면이 익어갈 때쯤 면을 들어 올려 찬 바람을 쐬어 준다. 면이 불지 않고 쫀득해지기 때문이다.



계란과 김치를 넣고 잠시 더 끓인다. 김치를 나중에 넣는 것은, 푹 익으면 김치의 씹히는 맛이 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삭하니 씹히는 맛이 없는 김치는 별로라는 것.


끝으로 구운 김을 부수러트려 집어 넣으면 상황 끝. 김을 먼저 넣으면 눅져서 안 좋다는 것. 보기 좋은 것이 먹기 좋다는 것이 내 주관이기 때문.



그릇에 덜어 놓은 '꼬꼬면 떡 전골' . 김치와 햄의 맛이 일품이다. 물론 내 입맛에 그렇다는 것이다.



김치와 떡, 햄과 라면이 어우러진 '꼬꼬면 떡 전골. 이 참에 특허를 낼까보다.



뒷 정리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시간 15분. 이젠 달인의 수준이라는 것이 자평이다. 아~ 이거 알려주면 안되는데. 꼬꼬면 열개를 맛을 버려가면서 개발한 음식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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