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漢江)은 강원도 태백시의 검룡소에서 발원하여,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황해로 흘러가는 강이다. 한반도 중부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한강은 옛 말로는 아리물 또는 아리수, 아리가람이라고도 불렀다. 1300리 514km를 흘러 황해로 흘러드는 한강. 그 발원지 검룡소를 찾아본다.

 

눈이 쌓인 오름길을 걷다

 

  
▲ 선돌비석 검룡소 오름길 입구에 세워진 선돌비
ⓒ 하주성
검룡소
 
아침 일찍 8시에 여주 신륵사 입구 여강선원에서, 서종훈 민예총경기지회장과 김계용 여주민예충 사무국장과 동행하여 태백으로 길을 떠났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태백시에 있는 검룡소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것이 11시가 넘어 있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을 뿐, 3시간을 줄곧 달린 셈이다.

 

입구에 있는 안내소의 직원이 방명록을 펼쳐준다. '담배는 피울 수 없습니다. 지정된 오름 길 이외에는 생태보존을 위해서 딴 곳을 출입하시면 안됩니다. 쓰레기 등 오물을 남겨두시면 안됩니다' 등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안내소 밖까지 따라 나와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검룡소 관리직원이 고맙기까지 하다.

 

안내소를 지나면 오름길 1.3km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좌측에는 커다란 선돌에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라고 쓰여 있다. 며칠 전 눈이 내려 아직 녹지가 않아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안내원의 말을 뒤로하며 천천히 오름길을 걷기 시작한다.

 

  
▲ 눈이 쌓인 오름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지 않은 검룡소 오름길
ⓒ 하주성

  
▲ 개구리 알 물 속에는 개구리 등의 알이 가득하다. 그만큼 생태계가 살아있다
ⓒ 하주성
개구리

  
▲ 맑은 물 맑은 물이 흐르는 오름길 옆
ⓒ 하주성
검룡소

자연의 물. 그 맑음은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오염되지 않은 곳을 흐르는 물길을 따라 검룡소 오름길을 따라 걷노라니, 마음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잠시 물속을 들여다보니 개구리 알인 듯, 많은 알들이 물속에 보인다. 돌 틈을 흐르는 맑은 물이 경쾌한 소리를 낸다. 세심교를 건너서니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들이 양옆으로 서 있다.

 

눈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듯 발자국이 찍혀 있다. 저 멀리 검룡소로 오르는 나무다리가 보인다. 물이 흐르는 주변은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인해 하얗게 되었는데, 숲 속을 작은 짐승 하나가 소리를 내며 뛰어간다. 생태보존지역인 이곳은 이렇게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는가 보다.    

 

  
▲ 눈길 세심교를 건너면 하늘을 찌를 듯 나무들이 솟아있다
ⓒ 하주성
세심교

 

하루 2000톤의 물을 분출하는 검룡소

 

이곳은 한강 발원지로 1억 5천만 년전 백악기에 형성된 석회암동굴 소로써 하루 2000여 톤 가량의 지하수가 용출되고 수온은 사계절 9도C 정도이며, 암반주변 푸른물 이끼는 신비함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 금대봉을 시작으로 정선 영월 충주 양평 김포 등 평야와 산을 가로질러 서울을 비롯한 5개 시도를 지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를 지나 서해로 흘러가는 514.4km의 장강이다. 천년 역사와 함께 흘러 온 한강은 지금도 민족의 산하와 대지를 적시며 5천만 국민의 생명수가 되는 겨레의 수맥이다.(하략)

 

  
▲ 검룡소 검룡소 주변은 말끔히 정리가 되어있다.
ⓒ 하주성
검룡소

 

검룡교를 오르기 전 안내판에 적힌 글을 읽어본다. 맑은 물줄기가 바위틈을 흘러내린다. 얼마나 오랜 세월 그렇게 물을 맞으면서 이 돌들은 이곳에 있었을까? 크지 않은 물줄기가 흘러내리지만, 그 세월이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돌들이 움푹 파여져 매끄럽게 변해 있기 때문이다. 소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주변 정리가 되어있다. 1986년 태백시와 태백문화원이 주변 정리를 했다는 것이다. 목조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검룡소. 그 물의 맑음이 세상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생명의 근원인 물, 그렇게 더럽혀야 할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루 2천 톤이나 되는 물을 용출하는 검룡소의 물이 솟는 곳은 그렇게 고요할 수가 없다. 마치 그저 고여 있어 평온한 듯한 느낌이다. 물 흐름이 시작되는 경사진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아니라면, 이곳에서 물이 용출되는 것조차 알 수 없는 정도이다. 이것이 우리 민족일까? 그렇게 나대지 않고 속으로 고요함을 간직한 것이. 이 검룡소의 솟아오르는 물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 발원지 1,300리 한강이 시작되는 검룡소.
ⓒ 하주성
검룡소

  
▲ 발자국 눈 위에 찍힌 짐승들의 발자국. 물을 먹으로 왔다.
ⓒ 하주성
발자국

그것은 우리에게 흔들림 없는 세상, 소리 내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라고 일깨우는 것만 같다. 온 나라의 강들이 중장비의 소음으로 시끄러운데, 정작 이 발원지인 검룡소의 솟아나는 물은 소리조차 없다. 그렇게 물은 소리 없이 흐르며 생명의 근원이 되었던 것이다. 검룡소 주변 바위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그 위에 짐승들이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물을 먹으러 들어간 발자국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이 땅의 생명들이 이 물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다.

 

검룡소 밑으로 흐르는 물을 손으로 떠서 한 모금 마셔본다. 목을 타고 흘러드는 물이 머리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이 물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시며 살았을까? 오늘 이곳에 와서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저 아래 황해로 흘러들어갈 때까지, 이렇게 맑은 물을 먹었었다고 하는데, 이제 찢기고 파헤쳐진 물길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이곳에 서있는 것조차 부끄럽다. 그 아래 물길을 지켜내지 못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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