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산행을 마치고 나면, 등산로 입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보리밥을 먹거나, 막걸리를 한 잔 하고는 한다. 갈증과 배고픔으로 인해 항상 찾게 되는 집 중에는 보리밥 집이 있다. 이 집은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서는 좀 더 시내 쪽으로 떨어져 있다. 그래도 일부러 걸어 이곳까지 찾아가는 것은 남다른 음식 때문이다.

 

수원시 장안구 하광교동 332번지에 소재하는 ‘토담집’. 우선은 그 이름부터가 마음에 든다. 문화재를 답사하다가 보니 성격까지 바뀐 듯하다. 예전에는 조금은 서양스런 음식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비빔밥이나 국밥, 찌개 등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도 답사를 하게 되면서 우리 것을 즐기게 된 모양이다.

 

 

 

맛집, 각자의 기호에 맞아야

 

음식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맛을 느끼는 것이 다르다. 언젠가 맛집에 소개된 집을 우연히 찾아들었다가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조미료를 갖고 맛을 낸 집이기 때문이다. 체질적으로 조미료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런 집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수저를 놓고 나와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맛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텁텁한 맛을 싫어할 수도 있다. 하기에 맛집을 소개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조심스럽다. 내가 소개하는 맛집이야 일부러 찾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답사를 하거나 사람들과 만났을 때, 그 ㅈ비에서 내오놓는 그대로를 휴대폰 등으로 촬영을 한 뿐이다.

 

 

 

 

 

이런 것을 두고 ‘맛집 소개’라고 한다면 좀 미안한 감도 없지를 않다. 가격이라고 해보아야 기껏해야 1인분에 5,000 ~ 8,000원 정도의 집들이니, 그 안에 장식이 값나가고 분위기 있는 집은 더 더욱 아니다. 이 토담집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도, 그저 선술집이나 객주 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찬 한 가지 더 놓았을 뿐인데

 

광교산 입구 식당마다 보리밥을 시키면 나오는 것이 거의 동일하다. 나물과 된장국, 야채 등이다. 그런데 집집마다 한 가지씩 색다른 것을 내어놓는다. 어느 집은 두부를 주기도 하고, 어느 집은 묵을 내어놓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전혀 색다른 것을 한 가지 주는 집들도 있다.

 

 

 

 

 

자연농원 토담집도 색다른 것을 한 가지 내준다. 바로 돼지고기볶음이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주는 고기는 밥을 먹을 때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준다. 가격은 거의 동일하다. 1인 분에 6,000원이다. 그런데 이 돼지고기가 무엇이라고, 그 고기에 그냥 눈이 멀어버렸다.

 

그래서 광교산을 오를 때면 가끔 이 집을 찾아간다. 우선 푸짐하고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그저 한 가지 더 얹어 줄 뿐인데, 무엇인가 많은 것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어 좋다. 혹 광교산을 들릴 일이 있으면 이 토담집을 찾아가 보리밥 한 그릇 먹어보길 권한다. 하지만 음식은 사람마다 먹는 법이 다르니, 꼭 사전에 싱겁게 먹는다거나, 짜게 먹는다거나 이야기를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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