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동짓날 귀신이야기 한마당

 

애동지엔 팥죽 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겐 안 주려고요. 그리고 아직 동지전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16일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93(장안동)에 소재한 전통문화관 앞마당에서 동지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수원문화재단(대표 박흥식)24절기 가운데 하나인 동지(冬至) 문화 풍습을 재현하기 위한 화성사우-동짓날 귀신이 오싹오싹이라는 주제로 열린 것이다. 건물 안에서 팥죽을 쑤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은 팥을 삶아 일일이 껍질을 벗기고 새알옹심이를 넣어 팥죽을 끓이고 있다가 하는 말이다.

 

1222일은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이다. 동지는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맞이하는 겨울의 절기 중에 한 날로 사람들은 동짓날에는 무조건 팥죽을 쑤어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동지는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로 구분을 한다. 음력의 날짜에 맞추어 동짓달 초순(초하루 ~ 10)에 동지가 들었으면 애동지, 중순(음력 동짓당 11~ 20)에 들었으면 중동지, 하순(21~ 말일)에 들어있으면 노동지라고 부른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

 

1222일은 음력으로 동짓달(11) 5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팥죽을 쑤지 않고 수수팥떡을 해 먹는다.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집안에 있는 아이들의 피부가 마치 팥죽을 쑬 때 일어나는 기포처럼 일어난다는 속설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동자에 사람들은 팥죽을 쑤어 집안 곳곳에 뿌린다. 붉은 팥으로 쑨 팥죽이 재액을 소멸하는 방액(防厄)의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작은설로 불린 동지

 

동지를 흔히 작은설(=亞歲)이라고 부른다. 동짓날 팥죽을 쑤게 된 유래는 중국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소개되어 전하는데,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동짓날 팥죽을 쑤어 역신을 물리쳤다는 것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동지를 아세(亞歲)’라고 했다. 아세란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것으로, 동지가 지나면 하루에 낮의 길이가 1분 정도 길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 말에 동지가 지나면 해가 노루 꼬리만큼 길어진다.’고 표현을 했다. 우리 풍속에서는 동지를 음력 설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겼다. 동짓날 팥죽에 찹쌀로 빚은 새알처럼 빚은 옹심이를 자신의 나이만큼 넣어서 먹는데 이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 것이라고 했다.

 

16, 수원문화재단이 주최한 화성사우-동짓날 귀신이 오싹오싹행사장을 1찾아가 보았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추위 때문에 피어놓은 난로 주변에 모여 있다. 야외에서 벌어진 행사에 그런 난로 몇 개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듯하다.

 

 

귀신을 쫓는 방법 등 다양하게 소개

 

옛 풍습에 동짓날 궁 안에 있는 내의원에서는 소의 다리를 고아 여기에 백강·정향·계심·청밀 등을 넣어 약을 만들어 올렸다. 이 약 역시 악귀를 물리치고 겨울에 몸을 따듯하게 보호한다는 것이다. 관상감에서는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치면, 나라에서는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옥새)를 찍어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다.

 

민간에서는 동짓날 부적으로 악귀를 쫓는다는 뱀 ()’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 또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다음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는 속설도 있다.

 

동지 행사장 한편에서는 학생들이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동지부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무슨 자인 줄 아세요?”라는 질문에 입을 모아 뱀사자요라고 한다. 뱀 사()자를 붉은 물감으로 찍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동지행사를 할 때면 날이 갑자기 추워져요라는 수원문화재단 행사담당자의 말처럼 올해 동지행사도 날이 추웠다. 내년에는 질병도 많이 돌지 않고 풍년이 들 징조이니 추운들 어떠한가?

 

 

제목답게 건물 밖으로 친 펜스에는 각종 귀신을 막아내고 물리치는 방법 등이 걸려있다. 입구 한편에도 귀신이 무엇인지? 예전에는 귀신을 어떻게 쫓아냈는지 등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날이 춥고 시간이 일러 많은 사람들은 모이지 않았지만 내실 많은 준비를 한 행사였다. 우리 전통 풍속을 하나라도 더 알아갈 수 있는 행사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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