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애인부모회 합창단을 찾아가다

 

노래를 하는 어머니들의 표정이 밝다. 집안에 걱정이 있는 어머니들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4일 오전 11시,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수원시장애인복지연합회 1층 문화센터에는 29명의 장애인부모회(회장 박혜경) 어머니들이 모여 지휘자의 말에 따라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장애아동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의 표정은 항상 어두울 것이라는 생각은 맞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집안에 장애인이 있으면 가족 모두가 우울하다’거나 ‘장애인이 있는 집의 가족들은 장애인처럼 생활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노래를 하는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은 그런 세상의 말과는 거리가 멀다.

 

“집안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노래로 다 풀어버려요. 이곳에 와서 노래를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집안에서는 배운 노래를 흥얼거리기 때문에 아이들도 좋아해요. 엄마가 늘 밝게 노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덩달아 흥얼거리기도 하고요”

 

 

장애인부모회 합창단의 박현희씨는 유난히 표정이 밝다. 장애아동을 둔 부모라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노래는 사람의 심성을 변화시킨다. 노래를 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주변까지 밝게 만든다. 하기에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과거 암울했던 시절, 우리는 노래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래서인가 유난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한다. 밝고 건전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즐거워진다고 한다. 그와는 달리 어둡고 슬픈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생 자체가 어둡고 슬퍼진다는 것이다. 음악이 힘이란 그렇게 알게 모르게 사람의 운명까지도 좌우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환하게 웃으면서 노래들을 하세요”

부모회 합창단 강형문 지휘자는 어머니들에게 밝게 웃으면서 노래를 하라고 주문한다.

“장애인부모회 합창단은 일반 합창단과는 다릅니다. 특수한 모임이기 때문에 이분들은 동질성을 갖고 있어요. 노래를 하면서도 이분들처럼 끈끈하게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단체는 만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처음보다 부모회 회원님들 표정이 한층 밝아졌어요. 노래를 하면서 삶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죠”

 

장애아동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들. 일주일에 한 번, 매주 화요일에 모여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을 위해 온 정성을 다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쌓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하는 장애인부모회 합창단. 그 밝은 표정들처럼 집안에 항상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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