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교회 노을빛 갤러리에서 심온을 만나다

 

작가 심온은 자신의 자화상을 작품 안에 표현하였다고 한다. 지동에 소재한 수원제일교회 노을빛 갤러리에서 2월부터 전시를 갖는 심온 작품전을 찾아갔다. 3일 오전 노을빛 갤러리 전시실을 들어가면서부터 색다르다. 벽에 정렬이 되지 않은 체 달려있는 작품들. “그림을 왜 이렇게 틀어지게 걸었느냐?”는 질문에 제일교회 박종각 사무장로는 원래 작가가 그렇게 설치했다는 대답이다.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해요. 작품 안에 있는 그림들이 모두 작가의 얼굴을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보던 작품과는 색다른 듯해요

 

굳이 안내를 하는 사무장로의 설명이 없었다고 해도 작품이 남다른 것만은 사살이다. 일부 얼굴면을 부조로 표현한 작품들은 특이하다. 작품만을 보고 작가의 상상력이나 작품세계를 알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만큼 심온 작가의 작품세계는 독특하다. 경원대 회화과(서양화 전공)를 졸업한 작가는 경원대 미술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전 초등학교 미술교과 전담교사이기도 한 작가는 백남준 이트센터 교육, 예술강사를 맡고 있다. 2015년 수원문화재단미술관에서 그녀를 믿지 마세요라는 전시명으로 개인전을 연 작가는 1991년부터 경인미술관 신진작가전 등에 단체전으로 참여한 후 2016년 갤러리 쏘에서 시작이라는 단체전에 참여하기까지 많은 전시를 했다.

 

평면과 설치로 꾸민 작품

 

나의 작업에서 대체는 (_)’이다. 욕망은 타인의 시선이 나의 욕구로 반영된 것이고 희망은 자아를 드러낸 개인적인 욕구이다. 이러한 상반된 개념들이 작업 전반에 흐른다. 전업 작가의 삶을 다시 살기로 용기 낸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 동안 보편적인 삶을 나름 열심히 살았고 이젠 나의 삶을 살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작가 심온은 작가노트에서 한때 자신이 그림을 떠나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의 전시일정을 보면 1993년 심정미술관에서 원전이라는 주제로 단체전에 참여한 후 2011년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스물 하나의 방이라는 주제로 단체전에 참여할 때까지 거의 8년이라는 시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나이가 들다보니 예전처럼 무엇인가 성취해 보겠다는 과도한 욕심은 없는 것 같다. 단지 나에게 정직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한다. 어설프게 아는 세상이나 또는 감상에 젖은 그림이 아닌, 날 솔직하게 표현해 내고 내가 변하고 자아가 완성되어 가는 그 과장을 보여주고 싶다

 

심온 작가는 작업을 통해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자기 고백적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작가는 평면작업 뿐만 아니라 설치도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이러한 작업과정이 그대로 들어나 있다. 심온 작가의 작품이 색다르게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업은 작가 일상의 한 부분

 

심온 작가는 구성하는 소품들은 그림의 소재이기도 하지만 그림만을 위한 오브제가 아닌 내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의 사물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내 작품에는 이니셜이 다양한 모습으로 들어간다. 심온에서 ON이라는 이름이 어떠한 상황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절하기도 하지만 평소 장난 끼 어린 모습처럼 일상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유머를 찾아보는 것 또한 매우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라고 한다.

 

노을빛 갤러리 벽에 걸린 작가 심온의 작품을 둘러본다. 작품 속에 그려진 여인의 얼굴이 하나같이 동일한 느낌을 준다. 그 분위기며 표정이 바로 작가 자신이라고 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그 형태는 작가라고 하는 말에 괜한 친근감이 든다. 아마도 작가가 본인을 작품 속에 표현하지 않았다고 했으면 그 느낌은 전혀 달라졌을 수도 있다.

 

2017년 들어 첫 번째 전시를 갖는 노을빛 갤러리. 이제 수원의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찾아드는 노을빛 갤러리는 시간을 내서 찾아갈 때마다 심심찮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다 저녁에 찾아간다면 팔달산으로 넘어가는 태양의 붉은 노을도 감상할 수 있는 이곳. 마음이 편안해지고 싶으면 이곳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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