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만석공원에서 악가무희 총체로 공연

 

굿은 열린 축제이다. 굿판은 누구나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라도 들어와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굿판이다. 하기에 굿판은 바로 ()’이다. 악가무희(樂歌舞戱)의 총체극인 굿은 이미 삼한이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몰려나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의식이었다.

 

부여의 영고(迎鼓), 예의 무천(舞天). 고구려의 동맹(東盟) 등은 모두 하늘에 감사하는 의식으로 사람들이 3일 밤낮을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 형태가 지금의 굿판과 다를 바가 없다. 하기에 굿판은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고 함께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굿을 열린 축제라고 하는 이유는 과거 우리네 굿은 초저녁부터 시작하여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그런 굿판에는 동네사람들 모두 참여하는 잔치였다. 놀거리가 충분치 못하던 지난날에는 굿판은 훌륭한 놀이판이요. 각종 연희가 이어지던 굿판은 한 마디로 악가무희의 총체극이 연희되던 일인무대였다.

 

소리하고 웃고 떠들고 춤추고 재담까지 이어지던 굿판이야 말로 우리 판소리의 효시였고, 민속예술의 원초적인 형태였다. 사람들이 그런 굿판에 가서 즐기고 함께 웃고 우는 것은 굿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런 굿판의 감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K-Pop이 전 세계를 감동시키는 것도 알고 보면 바로 굿판이 원류였기 때문이다.

 

 

수원 만석공원 무대에서 굿판 열려

 

굿판은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마당에서 열리는 놀이였다. ‘굿판이라고 하는 것도 모두 장터나 어느 집의 너른 마당 등에서 열렸다. 바로 을 벌인 것이다. 이런 굿판이 수원시 재1야외음악당인 만석공원 무대에 올랐다. 마당은 아니라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열린 굿판이 펼쳐진 것이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 시작한 굿판은 오후 5시 경에 끝날 때까지 200명 정도의 관객들이 함께 즐기며 굿판에 동참했다. 대한경신회 수원시지부가 주관한 이 굿판은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만석공원 무대에 오른다.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굿판이다. 긴 시간을 관객들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굿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는 놀이판이었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옥의 티로 남아

 

요즈음 전통공연을 하는 곳을 찾아가면 가끔 황당할 때가 있다. 판을 주관하는 사회자가 오히려 판을 망치고 있는 경우를 보기 때문이다. 사회란 말 그대로 진행을 매끄럽게 끌어가기 위한 사람이다. 사회자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사회자는 두 종류가 있다. 분위기를 끌어올려 더 즐거운 판은 만들어 가는 사람과 학술적으로 판에 모인 관객들에게 판의 내용의 진면목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사회자가 아닌 경우 오히려 판의 흥을 깨트리기도 한다. 무대에는 출연자가 나와 있는데 이야기를 길게 끌고나가 무대 위 출연자가 곤욕을 당한다고 하며 굳이 사회자가 필요할까? 어차피 순서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굳이 해설을 한다고 시간을 끌어 판의 흐름을 끊어놓을 필요가 없다.

 

사회자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할 경우 판은 망가지고 만다. 하기에 사회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사회를 맡아야 하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긴 잔소리를 한다거나 같은 소리를 반복한다거나 혹은 관객들에게 같은 행동을 반복해 요구하는 것은 사회자로서의 자격미달이다. 즐거워야 할 판이 그런 미숙한 사회로 인해 흥이 반감되고 있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전통 판에서 항상 느끼는 바지만 이젠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사회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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